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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lanc(2003-04-01 14:31:27, Hit : 5105, Vote : 1093
 드라마vs만화 [서양골동과자점(안티크)]

드라마vs만화 [서양골동과자점(안티크)]  

이 름  :  blanc 등록일  :  2003.02.17 조 회  :  25 추 천  :  0


만화라는 이상화된 2차원의 세계가 드라마나 영화같은 3차원의 현실이 되는건 대부분의 팬들이 바라마지 않으면서도 두려워하는 상황이다. 캐릭터가 강한 작품은 더욱 그렇다. 만화적 캐릭터가 현실화 되는 과정이란 아무래도 실망을 동반하기 마련이니..
하지만 비현실적으로 보이는 꽃미남 탤런트가 드글거리는 드라마 <서양골동과자점>은 차라리 반대다.

케이크 가게 <안티크>를 중심으로 그 안에서 일어나는 사건들과 인물을 그리고 있는 이 이야기는 만화나 드라마나 다음과 같은 4명 주요 등장인물이 중심이다.

사  장/다치바나 케이이치로 - 시이나 켓페이
파티셰/오노 유스케 - 후지키 나오히토
조  수/칸다 에이지 - 타키자와 히데아키
잡용직/치카게 - 아베 히로시

‘얘의 어디가 ‘마성의 게이’냐. 후지키 나오히토가 훨 낫다.’
드라마를 먼저 본 팬이 만화를 보고 난 다음의 반응이다. 드라마의 파티셰 후지키 나오히토는 지금까지 나온 드라마 중에서 제일 아리따운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비록  만인을 홀리는 ‘마성의 게이’는 아니라고 해도. 그 ‘나 미남’스러운 헤어스타일과, 우수에 잠겨있는 듯한 표정하며, 차분한 말투.
사실 만화의 오노 유스케는 어떤 때는 에이지보다도 철없는 캐릭터처럼 보인다. 그는 별로 생각하며 인생을 사는 사람도 아니고, 그에게 제일 큰 일인 연애에 있어서도 그다지 진지하지 않다. 하긴..그에게 중요한 일 같은게 뭐가 있을까.
드라마의 오노가 차라리 ‘상처입은 과거를 가진 우수에 찬 미남’이라는 만화적 캐릭터를 오히려 온몸으로 보이고 있다.

한편 칸다 에이지 같은 경우는 원작 만화의 캐릭터 자체가 티비 문화를 업고 있다. 칸다 에이지의 만화 속에서의 별명은 ‘링위의 자니즈’. 90년대 자니즈 스타일의 전형이라고 할만한 미소년 타키자와 히데아키는 칸다 역에 더 없이 적역이다. 좀더 어린애였어도 상관 없었겠지만, ‘자니즈’계 미소년에게 사람들이 연상하는 굵은 쌍거풀진 눈, 또렷한 눈코입, 자그마한 키(;;)를 그대로 가지고 있는 이 캐릭터는 어차피 자니즈 스타일이 모델이니 드라마와 만화의 갭이 거의 안 느껴지는게 당연하다.

다치바나는 만화 쪽이 좀더 인상이 강하다. 느물하고, 강박관념이 심하고, 상처에 약하고.. 그럼에도 불고하고 ‘모든걸 할 수 있는’(베이비시터부터 영업사원까지) 도련님이다. 만화적인 캐릭터면서 매우 현실적 캐릭터. 사실 만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다치바나의 심리를 중심으로 흘러간다. 그가 4명 중 가장 속내를 많이 보인 캐릭터인 것은 그 때문일 것이다.
시이나 겟페이는 만화의 다치바나에 비해 강하다. 만화의 다치바나는 마지막까지 상처를 치유 못하고 있지만, 드라마의 다치바나는 보란듯이 훌훌 털고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차린다. 만화의 다치바나는 그 여자 좋아하는 성격에도 결혼을 할 수 있을지 없을지 걱정되지만, 드라마의 다치바나는 걱정 없다. 잘 살 것이다.

치카게는..음..이 인물이야 말로 드라마와 만화의 갭이 가장 크군. 만화에서는 그야말로 ‘키만 멀대같이 큰 싱거운 놈’인데다 가장 개그적 인물이었건만 드라마에서는 그런대로 정상적(?)이다. 하긴 아베 히로시한테 개그를 바라면 좀 무리지.

만화를 각색한 드라마에 많이 보이는 현상이지만, 이 드라마도 원작을 충실히 옮기는데는 별 관심이 없다. 첫째 드라마 종영시까지 만화는 연재가 끝나지 조차 않았었다. (충실하게 옮길 수도 없는 상황)
드라마는 만화의 캐릭터와 설정을 빌어 만든 독립된 작품이다. 드라마 감독은 <춤추는 대수사선>의 다카이 이치로. <춤추는 대수사선>은 몇편밖에 못 봤지만, 일본 드라마에 넘쳐나는 ‘감상주의’와 ‘설교 잘하는 주인공’같은 요소가 좀 덜해서 나름대로 재미있었다. (고 생각하는데, 사실 제대로 본 적이 없다)

이 드라마도 낯간지런 일본적 에피소드나 감정과잉이 없었던건 아니지만,(그 과거 유괴사건을 수사한 형사가 고개를 푹 숙인채 케이크를 ‘받잡는’ 폼을 봐라) 지금까지 내가 본 일본 드라마 중에선 비교적 쿨하고 무엇보다도 참신하다.
중간 중간에 문자를 삽입하는 시도라거나, 갈라지는 복수결말같은건 심지어 티비 드라마로서는 매우 드물게도 ‘실험적’이라는 형용사마저 떠올리게 한다. 마지막 회는 데굴데굴 웃으면서 보며 ‘이거 정말 걸작이다!’ 하고 감탄해버렸다.

드라마를 보는 재미 중 하나는 미스터 칠드런의 노래가 계속 나온다는 점이다. 주제곡으로 쓰인 [키미가 스키] [유스풀 데이스]말고도 [호시니 나레타라] 등등 옛날 곡까지 충실하게 등장해서 듣는 재미가 쏠쏠했다.

티비를 먼저 보고 보면 다소 산만한 만화는 정신 차리고 보면 또 나름대로 빠져서 읽을 수 있다. 이 작품을 통해 동인지 출신인 작가는 진정한 메이저 작가가 된게 아닌가 싶다.(아무리 돌려 먹기식 상이라고 해도 만화상도 타고..)
사실 이 작가의 연출 자체가 티비나 영화같은 영상매체적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 잘게 칸을 나누어서 조금씩 시간의 흐름을 표현하는 방식이라든지, 과거와 현재의 오버랩이라든지…극의 흐름이 아닌 시간의 흐름을 느끼게 하는 매우 특이한 사람이 아닌가 싶다.

양쪽 다 나로서는 재미있게 본 작품이었다. 드라마로 말하자면, 정말 오랜만에 정신 없이 빠져들듯 시간 가는줄 모르고 봤고, 만화는 자잘한 재미를(포복절도할 손글씨라든지 순간순간의 허를 찌르는 유머) 잘근잘근 씹으며 봤다.

“딱 좋을정도로 새콤한 레몬 크림을 사브레 과자로 감싼 타르트 시트롱입니다.”
“바삭한 사브레 위에 블루베리 시럽 졸임을 얹고 생크림을 씌운 레아치즈 케이크.”

어쨋건 드라마는 화려한 케이크를 실제로 보여주므로서, 만화는 현란한 수사를 눈으로 확인하므로서 케익을 사먹지 않고는 못배기게 만든다는 건 공통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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