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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와 애니메이션을 보고


  blanc(2003-09-08 21:23:29, Hit : 4064, Vote : 874
 [나의 지구] DVD박스

<나의 지구>가 한국에서 디비디로 출시 되었다는 이야길 듣고, 휴가를 위한 비용이라 생각해 주문했다. 어차피 일본에서 사면 너무 비싸고 하니..
집에 오니, 책상 위에 배달된 상자가 있다.
부록으로 마우스 패드와 엽서 세트를 끼워줬는데, 히와타리 사키 그림이 아닌 애니메이션 원화로 이루어진 엽서세트는 무감동하게 빈 박스 속에 남겨놨더니, 어느틈엔가 엄마가 쓰레기랑 같이 정리해 버렸다.

박스는 총 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번 디스크가 1-3화, 2번 디스크가 4-6화, 3번 디스크가 총집편 <아리스가 링에게>와 뮤직 이미지 비디오. 꽤 충실한 세트다. (생각해 보니 다 비디오로 갖고 있다. 왜 샀지? 물론 좋아하는 작품이긴 하지만 수집벽을 발휘할 정도는 아닌데..)

3번 디스크만 봤다. ova자체가 워낙 압축적이어서 그걸 더 압축하면 어떻게 되나 싶기도 하지만 역시 괜찮다. 이 애니메이션은 나한테 있어서 어쩔수 없이 독립된 작품으로 여겨지지가 않는다. 히와타리 사키의 출판만화의 몇장면을 입체화한 예고편 같은 느낌이라..
특히 5-6화는 심하게 생략적인데, 애니만 본 사람에게 어떻게 비추는걸까 늘 궁금하다.  

다시 보니 만화와 애니의 결정적 차이는 시점이 아닐까싶다. 만화가 모크렌-아리스 시점 중심이었다면 애니는 시온-링 시점이다. 당장에 뒷편에서도 상처받은 시온의 어린 시절은 꽤 자세히 묘사되지만 나름대로 굴곡이었던 모크렌의 과거는 전혀 표현되지 않고 있다. 만화가 전생에 이은 사랑과 용서의 메시지가 강한데 비해 애니쪽은 액션 중심이 된 것도 그 때문이겠지.

다시 보니 슈카이도라는 인물이 꽤 흥미롭다. 만화에서 남자 커플 만드는거야 새삼스러울거 없고, 이 작품에서는 진파치-잇세이 커플이 있다!  하지만 잇세이의 진파치에 대한 감정이야 전세의 지배에 의한거고 결국 마지막에는 멋지게 여자랑 연애에도 성공(아마도)하는걸 보면 잇세이란 인물은 별로 모호하거나 애매한 구석이 없다. 전생이나 현생이나 의외로 고집세고 강단 있는 캐릭터랄까.

다른 인물에 비해 인상은 약하지만 슈카이도-하루히코야말로 가장 커플링하기 좋은 인물이 아닐까. 현세에서도 하루히코가 가장 집착하는 인물은 타무라. 타무라의 위기 때 발휘하는 그 힘 하며, 극한 상황에서 타무라에게 매달릴 때하며, 지극히 감정 표현을 안하는 하루히코가 가장 폭발적인 감정을 보이는 때는 타무라에 관련되었을 때 뿐이다.  그에 비해 모크렌-아리스에 대해선 무덤덤이다. 슈카이도는 모크렌을 사랑했고, 그래서 시온에게 복수하고 싶었다고 하는데, 복수를 대신 해주고 싶었다는 감정치곤 전혀 뜨겁지가 않다.
반면 시온에 대해서는 복수해 줄만큼 미워했다고 하면서 시온의 성격을 철저하게 이해하고 있었다.
‘넌 나와 그녀의 성격을 파악하고 있었어’라고 링은 말하는데, 그러고보면 시온처럼 복잡한 녀석 캐릭터를 이해한 사람은 그 우주선 안에 슈카이도 밖에 없다. 아리스 조차 모크렌은 시온에게 사랑받지 못했다고 굳게 믿고 있는데, 슈카이도만은 사실을 알고 있고 열심히 시온을 변호해준다.  현세에서도 그렇다.  그렇게 학대를 받으면서도;; 링을 이해해주지 않나.
‘그 소녀에게 시온의 마음이 전해질 수 있도록’이라는 기도나 드리고, ‘시온’을 위해 아리스의 각성을 돕는다.
그는 의도적으로 속이고 죽음에 이르게 한 모크렌에 대해선 별 죄책감도 안느끼는지 아리스 앞에선 덤덤하지 짝이 없지만 링 앞에서는 안절부절이다.
그에게 있어서 모크렌은 '여신'이었다고 말하고 있는데, 이건 진심일거다.  그에게 있어서 모크렌은 우주선의 모두에게 그랬듯이 키체스였고, 동경이었고, 어떤 의미에서는 가장 부러움의 대상이었던거 아닐까. 흐흐흐..시온의 여자니까.  
슈카이도 마음속의 진짜 상대자는 시온! 인 것이다. 그럼 시온을 좋아하는 이유가 뭐냐? 뻔하잖아. 자신에겐 없는 냉철함과 강함을 가진 남자니까.
근데 그넘이 좋아하는 내 맘은 몰라주고, 여신같은 모크렌에게 상처나 입히고, 그렇지만 모크렌은 그넘을 사랑하는거 같고..아아 복잡하다, 두 사람이 너무 밉다. 내가 어느 쪽에 질투를 하는지도 알수 없는, 그런 상황. 슈카이도의 착란적 결정에는 그런 감정이 개입된게 아닐까 하는 쓸데 없는 상상을 하다보니….별로 재미있진 않다.
슈카이도가 만약 수라면 역사상 가장 매력적이지 않은 수 캐릭터일꺼야-.-



flytoto (2003-09-14 18:30:01)  
푸하핫.. 결국 앨리스를 위해 링을 변호해준게 아니라 링을 좋아하기때문에 링의 변호사를 자처했던게로군. DVD 나온다는 소리에 살까? 하고 홀깃했지만 생각해보니 DVD 플레이어가없다네. ~~~ 에헤라디요 ~ 잘 쉬고있냐? 언제 만나자. 트릭 줄께. ^^
연두언뉘 (2003-09-17 12:20:00)
오오 훌륭한 해석이야.^^
나도 저 박스셋트 되게 솔깃했는데.... 구성 되게 알차네. (뮤비까지....ㅜ.ㅠ)
어째 울나라에서 나오는 애니메이션 박스셋트는 대체로 허술한거 같어. 특히 부록면에서 말이야. (패키지는 양철박스인거 몇번 보긴 했다;;) 끽해야 엽서셋트.... 그게 다 돈이 없어서겠지. 크흑.
그리구 토토야, DVD 플레이어 울집 살때 소니꺼 이쁘구 쓸만한놈이 20만원 좀 넘었더랬어. 아마 더 싸지지 않을까나?
blanc (2003-09-17 21:17:36)  
잘 쉬고 있고말고..너무 잘 쉬어서 탈이라네.
음 패키지라..정말 연구가 필요한거 같아요. 부록 자료가 빠방하게 들어있는건 좋은데, 왜 희안한 박스에 넣어주나 몰라. 얼마전 교보에서 본 <취화선>의 나무 박스도 걸작이었음-.-
anu (2003-12-03 20:16:30)
...학대..라는 단어가 심금을 울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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