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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와 애니메이션을 보고


  blanc(2004-12-02 00:23:54, Hit : 4646, Vote : 13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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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울의 움직이는 성


(당연 스포일러 천지)

미야자키 하야오를 별로라고 떠들고 다니긴 하지만, 이 거장의 작품을 안보고 지나갈만큼 예의 없지도 않다. 개봉하고 몇주 지나, 수요일 여성할인을 노려 다녀왔다.

영화는 원작이 영국의 동화라고 하지만, 그럼에도 하야오 영화였다.
20세기 초반의 ‘이상향 유럽’ ‘비행’ ‘성장’…히사이시 죠의 유려한 음악

밝은 색조로 만들어진 유럽 도시, 알프스를 연상시키는 산,
하울의 정신없는 방, 모자가게, 축제풍경,
그리고 이런 것들과 대조되어 나타나는 전쟁의 이미지.

영화 초반, 위기에 빠진 소피를 구한 하울이 하늘로 날아올라, 둘이 손을 맞잡은 채 ‘구름 속을 산책’하는 장면은 내가 지금까지 본 하야오의 비행 중 가장 아름다웠다.
(자,,잠깐, 키키나 붉은 돼지의 비행도 꽤 좋아하고, 네코 버스가 전선을 타는 장면도..)
아마 하울이 느끼 미남이라 더 꿈같았나보다.
하울 목소리 키무라 타쿠야는, 의외로 전혀 튀지 않았다. 연기 방식이나 음색이나 너무나 애니메이션 성우같아서, 만일 이야기를 듣지 않았다면 눈치 못챘을 듯.

그러나 이 영화의 주인공은 역시나 제목대로 ‘하울의 움직이는 성’.
그 토토로 머리가 몇개 붙어 있는 것 같은 황당하고 거대한 구조물이라니..
이 성과, 성을 움직이는 불의 악마 캘시퍼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나머지 캐릭터들은..언제나 그렇듯이 이해불능.
난 도대체 미야자키 만화를 보면서 캐릭터가 이해가 갔던 적이 없다.

소피는, 갑자기 90살이 되었는데도 너무도 의연하다. 그저 하루 앓코 나더니, '가족들이 알면 놀랄거야'라며 길을 떠난다..울고 불지도, 하다못해 황야의 마녀를 찾아내 마법을 풀 방법을 찾을 생각도 않는다.
게다가 아흔살답지 않은 체력을 자랑하며 <움직이는 성>의 청소부로 적응..
<센과 치히로>에서도 치히로의 놀라운 적응력에 적응이 안되어 끝까지 영화를 -.-이런 얼굴로 본 나로서는 다시한번 하야오의 '성녀'들에게 공감할 수 없음을 실감.

살리만도 이해가 안되긴 마찬가지.
마녀 못지 않게 하울에게 집착하며, 괴물이 되어가는 하울을 구하네 뭐네 하더니만 결국, 어이없이 전쟁 중지나 선언.
대체 그 전쟁은 왜 났던 것인가..살리만이 하울을 소환하기 위해 벌인 전쟁이란 말인가..하지만 하울은 전쟁을 막기 위해 괴물이 되어갔던 거잖아..

허수아비는, 일으켜 세워준 소피를 좇아다니게 된건 그렇다 치겠는데, 대체 마지막에 ‘사실은…’은 거의 코미디.

캘시퍼가 하울의 심장을 가져서 좋은건 뭐였단 말인가.
심장을 갖는 조건으로, 그 노동을 자처했다? 심장을 품고 앉아서 노동하는게 그렇게 좋은 조건인지..게다가 나중에는 심장을 돌려주고도 자진해서 봉사하기로 결정한 것인가? 그러면 그 심장이라는게 성을 움직이는 결정적 힘도 아니구만..

언제나 하야오 만화를 보고나면 뒤가 개운치가 않다.
음악도, 배경도 다 아름답지만, 그 안에 나오는 사람들은 별로 '심장'이 느껴지지 않는걸.
‘각본에 나왔으니 이렇게 행동한다’ 외에는 그 사람들의 행동이 나로서는 납득이 안된다.
언제나 그의 만화의 캐릭터는 나로선 알 수 없는 사람들.
그 거대한 성을 움직이는 동력보다도 훨씬 난해하다.



flytoto (2004-12-03 00:44:57)  
아. 봤구나.. 안그래도 개봉해서 많이들 봤다고하던데..
내가 하야오에 시큰둥한건 동질감을 느낄 수 있는 캐릭터가 없어서 그런것같아. 그 표현력과 상상력은 참 좋아하는데 그냥 눈으로 즐겁다 정도지 마음으로 와닿는다고 하는 그런 느낌은 잘 모르겠음.. 내가 못느꼈을 수도 있지.
그래서 그런지 지금도 제일 좋아하는 역시 토토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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