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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길 닿은 곳들.


  blanc(2013-02-12 14:56:59, Hit : 4029, Vote : 595
 [부산-후쿠오카-쿠로카와]

원래 후쿠오카에 가려던게 아니었다.
음력으로 올해 가기 전에 부산에나 가볼까 생각한게 발단.
그렇다, 난 부산에 한 번도 안 가본 것이다.
그래서 L님에게 연락했다.
나 부산 가면 하루 놀아줄텨?
L님은 즉시 ‘같이 배타고 후쿠오카나 갑시다.’
오오 배타고 일본 가는거 해보고 싶었어!

후쿠오카는 라면 말고는 별로 할 거 없고 어디갈까나..
나가사키는 다시 가도 좋을거 같고, 아님 역시 온천?
그래, 온천. 쿠로카와 가 본 적 없는데 잘 되었네.
그래서 하룻만에 몽땅 예약.
다음날 여관에 전화해서 버스 정류장에 마중 오는 시간까지 맞추고 나니 정말 끝.

자아 출발해 봅시다.
KTX 타고 부산에 도착하니 12시.
부산역 크다. 그리고 밖에 이런 구조물도 있다.



L님과 접선하여 국제시장으로..
밀면 먹었다.



밀가루 면인데도 쫄깃하니 맛있었다.
비빔면에는 홍어회가 들어있고, 물냉면 맛은 분식집 냉면풍.
나가서 노점 구경하면서 명물이라는 씨앗 호떡 사먹고, 자갈치 시장도 구경했다.



새로 만들었다는 이 캐릭터가 곳곳에(이를테면 맨홀 뚜껑) 새겨져 있다.
자기 운명도 모르고 자갈치 아지매에게 천진하게 끌려가는 가여운 생선 같으니…

아, 다니기 전에 짐을 롯데 백화점에 맡겼는데 부산엔 롯데 백화점이 여기저기 많아서 신기했다.
야구단 뿐 아니라 롯데 왕국인가 보다.
잠실에 이어 부산에도 고층타워를 만든다고 해서 좀 무서운 롯데.

저녁에는 광안리.
대구뽈찜 먹고 바닷가 구경.





어지러운 색감의 동네였다.
바로 옆이 너무 큰 길로 자동차 쌩쌩인데 여기서 해수욕도 한단 말인가..
어지럽구나.

다음날 아침, 국제여객 터미널로.
여기에서 국내선으로 가는 참사가 잠시 발생했으나 어쨌든 무사히 승선.

시속 80킬로로 달린다는 고속선 ‘코비’를 탔는데, 생각보다 배가 작아서 놀랐다.
앗, 갑판도 없고, 비행기 안이랑 비슷하잖아.
이거슨 내가 꿈꾸던 배여행이 아님 ㅜ.ㅜ
1시간 정도는 잤는데 한번 깨고 났더니 다시 잠이 안오고, 배는 역시 진동이 좀 있고…
슬슬 괴로워지기 시작. 지금까지 큰 배만 타서 멀미를 안했던 거였다.
난 원래 흔들리는데 약한 사람이었어..(웩웩)
아아아악…돌아갈 때는 비행기 탈테다.
배표따위 버릴테야…

후쿠오카 시내에서 용감하게 역 안의 여행사에 찾아갔다.
흥, 편도표가 비싸봤자 후쿠오카라고..그러나…
네? 3만2천엔이라고요? 예상보다 두배 비싸;;;
깨갱..몸아, 좀 더 고생해라.

후쿠오카에 내리자마자 라면으로 점심을 먹을테야! 라던 계획은 이 몸엔 무리.
그냥 얌전히 회전 스시집으로..
미소 시루하고 부담 없을것 같은 스시를 몇 개만 먹고,
서점 들러서 책 좀 보고, 백화점 구경 조금 하다가 과자를 사들고 호텔로 돌아왔다.

호텔은 텐진의 니시테츠 그랜드 호텔.
JR하카타 역쪽으로 하이야트 등 고급 호텔이 집중되어 있는데, 쇼핑가인 텐진에 있는 몇 안되는 호텔이다.
니시테츠(西鉄) 철도회사에서 자기네 철도역 옆에 만들었는데, 비즈니스 호텔은 아니어도 좀 그런 분위기. 아저씨 홀로 손님이 압도적으로 많아 보였다.
어쨌든 방에 wi-fi기기를 무료로 대여해 주는 훌륭한 곳이었다.

호텔에서 사온 과자 먹고..



역시 일본 지방 도시도 서울보다 스위츠가 나아…

더운 물에 몸을 담가서 진정하고 이번에야말로 라면집을 찾아 나섬.
원래 저녁엔 미즈타키나 모츠나베 같은 것을 먹으려 했는데 계획이 어긋났다.

라면을 좋아하는 L님은 꼭 라면을 먹어야 겠다고..
후쿠오카에서 브랜드 라면집 이치란과 잇푸도가 호텔 바로 옆에 있다.



붉은 동그라미에 강렬한 이치란(一蘭) 간판.

이치란은 도쿄에서도 많이 가 봤고, 무엇보다 그 ‘독서실’인지 ‘감옥’같은 분위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지라 잇푸도로.
이치란이 철저하게 ‘혼자만의 세계에서 고독한 라면 맛보기’를 추구한다면, 여기는 모두 즐겁게 먹고 즐기자, 큰 테이블에 벤치를 놓아서 합석이 기본인 시장통 분위기다.
절임 같은 것이 식탁 위에 놓여있는게 특이하구나.



라면집에 오긴 했으나 막상 라면을 먹기엔 무서우므로 얌전히 명란밥을 시켜서 위를 달랬다.
사실 삿포로에서 라면먹고 체한 경험이 있는지라, 컨디션이 좋은 때 아니면 피하는 음식이다.
L님 것을 한 젓가락 먹어보았는데 하카타 라면 특유의 진한 돈코츠 국물과 가는 면발이 훌륭한듯.
메뉴에 보니 츠케멘도 있다. 다음에 또 먹어볼 기회가 있겠지.
맥주 한잔에도 이상이 없는걸 보니 괜찮다는 것을 확인하고 슬슬 2차 할 집을 찾아 거리를 헤맸다.
포장마차를 가볼까 했는데 시간이 일러서인지 눈에 띄지 않는다.

그 와중에 강력한 꼬치 냄새로 우리를 유혹한 집 ‘이에나가’



양배추는 공짜로 제공되는 기본 안주.
유자향 나는 소스에 찍어 먹는다.
아츠캉 마시면서 꼬치.
맛있었는데, 꼬치가 나올 때 마다 먹느라 정신이 팔려서 사진을 하나도 못 찍었다.
환락가 오야후코우(親不孝 불효자 거리;; 표기는 발음이 같은 親富孝와 병행) 입구에 있다.
가게에서 나오니까 포장마차가 몇개 보이기 시작한다.
그러나 이미 배가 부르므로 호텔로 돌아와서 취침.
내일도 일찍 일어나서 길을 떠나야 한다.

다음 날, 서울에는 영하 17도의 한파가 들이닥쳤다는데, 후쿠오카도 날씨가 좋지는 않다.
눈발 날리는 날씨에 버스 사정이 괜찮을까 걱정하면서 아침은 호텔 뷔페로 먹고(니시테츠 그랜드 호텔 부페, 꽤 좋다) 버스 센터로 갔다.
예약해 둔 쿠로카와행 버스는 9시 20분 출발.
이번엔 배에서 받은 멀미약 먹었다.
돌아갈 때 먹을 약은 여관에 달라고 해야지. 분명 있을거야.

산길을 구비구비 한참 들어가서 쿠로카와 도착.
우리가 예약한 여관 산가(山河)는 마을 중심부에서도 한참 떨어진 산골의 산골이다.
친절하게도 여관에서 버스 정류장으로 와서 마을 중심부까지 데려다 주시고 우리 짐을 가지고 간다.
점심먹고 마을 구경 마치면 3시 쯤 다시 데릴러 온다면서..
가볍게 마을 산보 시작.



작은 냇물 졸졸졸 옆으로 여관촌. 가게가 몇개.



마을 주변엔 향나무숲.
꽃가루 알레르기 있는 사람들은 봄에 못 오겠다.



어느 여관 앞의 눈사람.

족욕탕.





족욕탕 바깥 풍경.

안내소에 물어보니, 점심을 파는 곳은 6개.
그 중 가볼까 했던 두부집은 오늘(금요일) 정기휴일이라고.
또 하나의 후보였던 카레집으로 손쉽게 결정되었다.







세가지 카레 중 두가지를 맛보았는데 다 오래 푹 우린 맛.
진하고 부드러웠다.
돈카츠는 튀김 옷이 너무 두꺼워서 좀 실망이었고, 고로케는 괜찮다.



여기는 공동 목욕탕(왼쪽)
대나무가 나온 곳은 온천 김을 얼굴에 쐬는 곳.





동네 빵집 '로쿠'. 예쁜 과자를 많이 판다.
그러나 흥 과자 따위...통과하여 술 가게에 가서 한참 이것저것 마셔보고 고르다가 동네 소주를  한병 샀다.



동네 고냥이와 알 수 없는 상.

동네 신사가 있다.





이 쿠로카와를 유명하게 한 온천 출입증을 다 쓴 사람들이 걸어 놓았다.
입장권이 세장 붙어 있어서 동네에서 가고 싶은 여관 온천을 세군데(노천만)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1200엔. 한군데 입장은 500엔이라는데, 숙소의 온천만으로 충분하다 생각되므로 사지 않았다.
저 나무패는 마을 사람들이 모여 앉아서 손으로 만든다고.

대략 살 것도 사고 동네도 한바퀴 돌았으므로 남의 여관 구경하고 차 한잔했다..













커피 맛은 나쁘지 않았다는데(난 커피를 못 마시므로), 코코아 맛은..으악!
가실 분은 그냥 커피 드세요.

3시에 무사히 여관차를 타고 산가 여관에 도착.
넓은 부지에 작은 집이 여러개 있는데 여기가 본관.



여관 홈페이지에서 직접 예약한 사람은 음료수 뽑기를 한다.
지역 요구르트와 지역 사이다(매실맛)를 뽑았다.

L님 왈
‘온천하고 나서 이 사이다를 소주에 타 마시면 좋겠어요’
‘천잰데?’

여기저기 별채가 흩어져 있고, 여관 내부에도 족욕탕과 노천탕, 가족탕 3곳이 있다.
노천온천이나 실내탕이 붙은 비싼 방도 있지만 우리는 그냥 방.





저 창으로 보라보는 풍경. 방 밖으로 계곡물이 흐르는 아주 멋진 곳이었다.
그러나….역시 일본집은 겨울에 어떻게 해도 춥다.
그나마 도호쿠 같은 곳에 가면 좀 난방 개념이 있는데 이쪽은 달랑 에어콘 한대.
이 비싼 여관이 방안이 냉골이에요, 추워..
이를 이기기 위한 것이 바로 온천이겠지.
일본집의 구조란 몸을 훅 덥히지 않으면 잘 수 없는지라.



여성 노천온천. 외딴집 답게 주변에 아무 것도 없어서 정말 시원하다.



한 구석에 쌓여 있는 장작.
장작불 때는 화로(이로리)가 있는데 완전 야외라서 앉아 보지는 않았다.

목욕 한번 하고 드디어 저녁식사.



오늘의 메뉴.



전채



사시미. 생선과 말고기.
빨간 고기 날로 먹는거엔 약간 거부감이 있는 편인데 평소에 먹을 일 없으니 먹어 보았다.
듣던대로 별로 안 비리고 먹을만 하다.







민물 생선 구이



생선 뎀뿌라. 소스 얹은거.



나베 요리. 닭고기와 츠쿠네.



스테이크

다음이 밥인데, 아까 먹은 나베에 죽을 만들어 주랴고 하기에 그렇게 해 달라고 했다.



디저트도 나오는데 물론 배가 부르므로 방으로 가지고 와서 나중에 먹음.



목욕 한번 더 하고 남은 술을 계속 마시면서 사대륙 피겨 남자 쇼트하고 드라마를 봤다.

남자들이 한 때 씨가 말랐던 4회전을 다 장착하고 나왔다.
놀라워라.
드라마는…얼핏 이야기를 들은 타임슬립 요리만화 ‘노부나가의 쉐프’
5분에 한번씩 빵빵 터지게 만들어주는 드라마였다.
전국 시대에 간 프렌치 요리사가 노부나가의 요리사가 되는가 했더니,
현재 오이치(노부나가의 여동생으로 전국 시대 최고의 미녀)네 집에 끌려 와서
아직 어린 차차 히메(그 유명한!)에게 헌상할 고기 요리를 만드는 에피소드.
고기를 안 먹는 어린이를 위해 햄버그 스테이크를 만든 셰프.
그런데 브라운 소스는 어디서 난거야??
저 옆에 있는 노란 밥은 사프란 라이스 같은데, 그건 또 어디서??

‘고기에는 철분, 칼슘, 단백질 어쩌구가 풍부하고 야채를 곁들여서 비타민C 비타만 B1 등도 섭취하도록 했습니다’

헉 저 설명은 뭐냐;;; 게다가 입에서 막 문자가 나가서 자막이 지나감.
그러나 막상 오이치님의 반응은..

‘소오데스카?’

옆에서 L님이 참지 못하고 빵 터졌다.
‘뭐가 소오데스카?냐, 저 설명에, 어?’

좀 재미있는 일본 드라마를 보고 싶다.

다음날 아침.





여관 밥. 역시 큐슈라 명란젓이 나오고, 조금 특이한건 온야채를 준다.
그런데 결정적으로….밥이 맛이 없다.
일본 여관에서 밥 맛없다고 느낀건 처음이다.
큐슈 쌀이 맛이 없나.

이날은 완전히 이동의 날.



아침 밥 먹고나서 바로 버스정거장으로 가서 후코오카행 버스 타고 2시간 반.
도착해서 백화점 지하로 달려가서 도시락 사들고 배타러 감.
항구에서 도시락이랑 푸딩 먹고 승선.
물론 여관에서 얻은 멀미약을 먹었고, 멀쩡히 잘 왔다.
부산에 도착하니 저녁시간;;;
저녁 먹고 KTX타고 집에 옴….
아침먹고 버스타고, 점심먹고 배타고, 저녁먹고 기차탄 하루 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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