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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길 닿은 곳들.


  blanc(2008-01-17 16:04:13, Hit : 2749, Vote : 720
 파리3(2008/01/09)

비가 옵니다.
예약한 점심 식사에는 좀 시간이 남아 좀 멍하니 게으르게 있다가, 이렇게 남는 시간에 비교적 여기서 가까운 ‘페르 라 셰즈’ 묘지에 가기로 합니다.
비오는 날은 묘지가 제격!


여기는 잠든 자들의 땅.




돌길은 살아 있는 자들에겐 꽤 괜찮은 산보와 명상을 제공합니다.

이 묘지에는 로시니, 쇼팽, 비제, 피사로, 보마르세, 쇠라, 칼라스, 다비드, 프루스트, 들라크루와, 발자크 등등등의 유명인물이 묻혀 있다고 합니다.
칼라스와 던컨은 화장 후 유골이 안치되어 있는듯 했는데, 빽빽하게 들어찬 안치소에서 던컨 이름을 찾아보려다 포기했습니다.
그 외 발자크 묘다 싶은 걸 지나쳤고, 입구에서 지도를 받지 못했기도 하거니와, 보물찾기 하듯 묘소를 하나하나 찾아다닌다는 것도 경망스러운듯한 기분이 들어 그냥 조용히 명토를 산보합니다.


그나마 일부러 찾은건, 여기. 오스카 와일드의 묘 입니다.

수 많은 키스 자국..

세상에..주요 부위를 몇년 전에 도둑맞았다네요 -.-;;;;

무덤을 둘러보는 사이에 비가 그칩니다.

오늘의 점심은 에펠탑 근처의 바스크 비스트로.
남부지방 요리는 휘황찬란한 색감을 자랑하는군요.


앙트레. 계란과 치킨요리.
이 집은 이렇게 선명한 초록색 소스를 쓴 요리가 많았어요.


점심시간에 주방은 전쟁터 같습니다.
정신 없이 접시에 요리를 담고 장식을 하고 번개같이 접시주위를 닦습니다.


메인. 돼지고기 안심 로스트.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라이스푸딩.
저 볼에 담겨 있는 라이스 푸딩은 세 사람이 달려 들어야 다 먹을 수 있을까 말까한 양입니다.

비스트로 답게 흥겨운 분위기도 좋고, 요리들도 다 개성있고 맛있었어요.
다음에 파리에 온다면 또 와보고 싶은 곳입니다.

가게를 나와서 맑아진 하늘을 보며 에펠탑을 향해 갑니다.

흉물스럽기도 하지…
그래도 날이 맑으니 올라가 보려 했는데, 3층은 그나마 오늘 안 연다는군요.
보다시피 2층과 3층은 천지차…포기합니다.


공원을 한참 걸어 내려오면 ‘평화의 문’이라는 조형물이 있습니다.
각 나라 말로 ‘평화’라는 메시지가 적혀 있다네요.

그 정면에는 아이러니하게도 사관학교. 네..어차피 다들 ‘평화’를 지키기 위해 싸우는거 아니겠어요.



근처는 군사시설 지구쯤 되나봅니다. 여기가 앵발리드.
루이 14세 때 퇴역병 수용시설로 지어졌다고 하는데, 현재는 나폴레옹의 묘소로 유명 하죠. 또 군사 박물관도 있다는군요.

앵발리드 건너편에 로댕 박물관이 있습니다.






공사중이긴 하지만 정원이 몹시 아름답군요.
앵발리드의 황금색 돔과 전혀 위화감이 없어요.





집도 아주 근사합니다.
로댕..잘 살았군요. 생전에 대가로서 인정도 받았고, 대형 작품도 많이 수주 받았으니 이런 대궐 같은 집과 정원이 놀랄 일도 아니지요.
지금은 대여되어 자리를 비웠다는 카미유 클로델의 조각 사진을 보고 있으니 조금 마음이 찜찜합니다.
뭐랄까..어시스턴트로서 많은 작업에서 핵심적 역할을 했을 텐데, 비극적 인생을 살 수 밖에 없었다니..
연애사야 당사자 아닌 남이 뭐라 판단할 수 없는 영역이지만, 결국 대가 대 어시스턴트, 남성 대 젊은 여성 이라는 구도 속에서 한쪽이 절대적 약자일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이 마음을 불편하게 합니다.

하지만 로댕의 조각이 정원에 두는 장식품이나 이상적 조형미의 추구 같은 것을 넘어선, 정서적 울림이 큰 멋진 작품이라는 것도 사실이죠.



언제나 그렇게 두려워 말고 알을 깨고 나와야지..


이렇게 쳐박히더라도 말이야..

P는 조각의 미니어처가 있으면 사다 달라 부탁을 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비싸네요. 대신 엽서를 몇장 사서 박물관을 나섭니다.


알렉산드로 3세 다리를 지나..





유람선 바토무슈를 타러 갑니다.
어느새 에펠탑 너머로 해가 지는군요.





물론 움직이는 배 안에서 야경을 찍는건 불가능.
속도감 느껴지는 노트르 담 입니다.


이것 역시 흔들린 사진이지만..

에펠탑은 밤이 되면 불이 들어옵니다. 심지어 가끔(아마 매시 정각) 철근 몸뚱이 전체가 네온사인처럼,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미친듯이 반짝여댑니다.
잠자코 있는 동안은 한줄기의 빛이 비잉 돌며 시내를 훑습니다.
역시 에펠탑은 파리 시내를 내려다보는 ‘사우론의 눈’입니다. 사악하기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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