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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길 닿은 곳들.


  blanc(2008-01-18 01:43:01, Hit : 2939, Vote : 660
 파리4(2008/01/10-11)

하루는 교외에 다녀옵시다..라고 이야기를 했으나 어디를 가야할까요.
겨울에 베르사이유나 로와르 고성 같은 곳은 별로라네요.
성은 예쁜 꽃이 가득 피는 계절에..
중세마을 프로방은 어떨까요?
몽 상 미셸은?
카아..몽 상 미셸 좋죠..그런데 왕복 테제베 차비가 170불 쯤한고요? 꾸에엑..
경제적 문제보다도 발목을 잡는건..쌩쌩 바닷바람이 부는 곳까지 가는 것도 좀 그렇거니와, 무엇보다도 거기 가면 수도원 꼭대기까지 계단을 계속 올라가게 생겼습니다. 근성도 체력도 없어요.

그래서 애초에 예정했던대로 고흐가 최후를 맞이한 작은 마을 오베르 쉬르 와즈에 가기로 합니다.
여기는 파리에서 보통 기차로 1시간 가량..
단, 퐁트와에서 기차를 갈아타야 하는데, 퐁트와에서 오베르까지 가는 기차는 1-2시간에 한대 밖에 없으므로 좀 시간이 걸립니다.

여기가 퐁트와 역.
갈아타는 홈을 못찾아서 한참 헤멨습니다.
프랑스 기차 체계는 잘 모르겠는데, 이 근방을 많이 다니는 기차 차량은 저렇게 3색기를 바탕으로 했군요. 저거 말고도 국립 기관의 디자인은 3색으로 이루어 진것이 꽤 많이 보였습니다.


도착! 저 위로 보이는 종탑이 곧 방문하게 될 오베르의 교회..

아를르에서도 일이 잘 안 풀린 고흐는 아마도 이 한적한 마을에 정착해서 평화롭게 살고 싶었던듯 합니다. 이 동네를 고흐에게 추천해준 사람은 피사로 였다는데, 그도 여기에 머물면서 그림을 그린 적이 있다고 하는군요. 그 외에도 인상파 화가들이 꽤 자주 화폭에 옮긴 마을이기도 합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아마 당시도 파리에서 쉽게 갈 수 있으면서도 조용한 마을이었던 듯 합니다. 고흐는 여기에 2달 남짓 머물렀지만, 자그마치 72점이나 그림을 그렸다고 하네요. 그러나 이 땅도 그를 치유하지 못하고 결국 자신을 향해 방아쇠를 당기게 되는 것이죠. 가엾게도 자살운 조차 없는 이 사나이는 바로 죽지 못하고 이틀이나 자기 침대에서 고통을 겪다가 세상을 떠났다고 합니다.

역에서 나와서 조금 걸으면 고흐가 인생의 마지막에 머문 여인숙이 나옵니다. 지금도 레스토랑은 운영 중이라는군요.


여기서 밥을 먹어볼까 했으나, 영업을 안 하는듯.

할 수 없이 근처의 카페로 갑니다.

새우요리와 오리 고기를 시켰는데, 새우의 경우 소스에서 향채 냄새가 살짝 나고 가운데에는 밥이 있습니다. 오리도 달착지근한 소스로 요리를 한게 어딘지 아시아 풍이고요. 옆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은 밥 위에 소고기 스튜 비슷한게 얹혀진 요리를 먹습니다. 아시아풍 요리를 하는 카페?

점심을 먹고 교회를 비롯한 동네 산보에 나섭니다.
퐁트와를 지나자 거의 이런 풍경이었습니다만, 예쁜 집들이 많은 조용한 마을입니다.


동네에는 고흐가 그림을 남긴 장소를 패널로 표시해 놨습니다.


호텔 드 비유. 현재는 시청사라는 듯.




여기도 ‘오베르의 계단’이라는 제목으로 그림이 존재하죠.

계단을 올라가면 교회가 나옵니다.


바로 이 그림의 모델.




교차로에서 고흐가 마을을 내려다 봅니다.

교회를 지나서 조금 올라가면 마을 묘지가 나오고, 고흐는 여기에 동생 테오와 묻혀 있습니다.


마을을 내려다보는 묘지를 나오면 의외로 넓게 펼쳐진 밭입니다.












가끔 빗방울이 돋는 날씨에 질척거리는 겨울 밭길을 걷습니다.
한참 걷다보니, 어느새 표지판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들판 한복판..길을 잃은듯 합니다.

그래도 앞으로 전진 전진..
어느새 날이 개고 주택가가 나옵니다.
집들이 예쁘네요.







집 사이를 빠져나와 큰길. 여전히 어딘지 짐작이 안 갑니다.
작은 마을이라고 깔봤더니만, 의외로 은퇴한 분들이 정원을 가꾸며 많이 사는 듯.
집이 많고 마을도 꽤 큰듯 합니다.
큰 길에서 버스 정류장을 보니 다음 정거장이 ‘오베르 성’이라고 표시 되어 있습니다. 일단 그쪽으로 가면 중심가는 나오겠네요.
오베르 성을 만납니다.


작아 보이지만, 저게 성 맞습니다.(가이드 북의 사진과 대조한다;;)
지금은 인상파 미술에 대한 멀티 미디어 교육관 비슷한걸로 활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2-3킬로 걸어가면 또 다른 그림 포인트들이 나오는 듯 한데, 이미 지쳤습니다.
슬슬 돌아가 볼까요?

역 앞 식료품점에서 아까 보고 입맛을 다셔 둔 가리비 빵을 삽니다.

가게 안에 들어가보니 빵집이라기 보다는 고깃집이군요.
각종 소시지와 신선해 보이는 고기가 가득 합니다.
프랑스 시골보다는 독일 정육점에 딱 어울릴듯한 얼굴을 한 아저씨에게 빵과 파테를 한조각 달라고 합니다. 이게 오늘 저녁.

파리에 돌아와서는 내일 아침 일찍 일어나 공연 표를 구해야 하므로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7시에 일어나 새벽 공기를 마시며 오페라에 갔건만 결국 7유로짜리 싼 자리 밖에 구하질 못했으니, 연소되지 못한 소비욕을 주체 못하고 마지막 런치를 화려하게 지르기로 합니다.

샹젤리제 뒷골목 베르네 거리에 있는 호텔 베르네에 런치를 먹으러 갑니다.

흐으음…새우 튀김. 프렌치 치곤 드문 일이군요.


이어 나온 어뮤즈. ‘호박 케이크와 사워 크림을 얹은 호박 스프’
호박 케이크는 모양이나 맛이나 암만 봐도 ‘전’입니다.
세팅도 그렇고 이 주방장도 동양풍에 관심이 많은 듯.

이어 두번째 어뮤즈라는게 나오는군요.

관자. 저희는 메인을 소고기로 시켰지만, 나머지 메인 하나는 가리비 요리였는데, 메인으로 가리비를 먹는 사람에게는 다른 어뮤즈를 주는걸까요? 흐으음..


그런데..으악 세번째 어뮤즈? 게 요리..
뭐 먹긴 합니다만, 벌써 배가 다 찼습니다. 시작도 안했는데요.
아까 새우튀김을 괜히 많이 먹었어요 ㅜ.ㅜ


드디어 주문한 앙트레가 나왔습니다. 야채와 오징어 튀김을 살짝 새콤하게 양념한 것인데, 이것도 웬지 동양풍.

물론 이걸 다 먹은 상태에서는 배가 빵빵해 집니다.
그런데…

‘서프라이즈 요리야’ 이러면서 뭔가 또 주는 겁니다.

포아그라 젤리. 맛있긴 했는데, 살짝 풍기는 생강 향으로도 어찌할 수 없는 궁극의 느끼함. 허으으윽..아직 메인도 안 먹었는데…그냥 디저트로 가고 싶어요.

하지만 메인을 안 먹을수야..

메인. 소고기 찜 비슷한 요리였는데, 겨우 반 정도 먹었습니다. 야채를 중심으로..
어서 디저트를 먹고 싶구나..디저트.


프레 디저트. 유자청을 넣은 요구르트. 맛있어요. 뭣보다 조금 상큼해 짐.

그리도 디저트.

위에 파인애플 소르베를 얹은 과일 모듬인데..역시 여기는 우리를 느끼하게 할 작정인가..어째 아보카드가 이리 많이 들어 있나…아보카드 좋아하는 편이지만 지금은 좀 아닌듯. 저 연두색 마카롱 맛이 너무 궁금하나, 도저히 먹을 수 없습니다. ㅜ.ㅜ

그간 먹은 점심 중 양은 최고로 많았고, 맛도 없진 않았지만 뭔가 좀 과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과일 디저트를 먹었는데도 이렇게 뒷맛이 느끼하다니…

어쨌든 이것이 파리의 마지막 런치.
이날 저녁에는 결국 오페라의 천정에 붙은 자리에서 볼쇼이의 트리플 빌을 보고 치스카리제에게 열광해 주고, 5번의 런치와 4번의 공연으로 이루어진 파리 체제를 끝냅니다.

다음 날 아침 오페라 앞에서 로와시 버스를 타고 샤를 드골로 왔습니다.

줄줄이 에어 프랑스 기체. 꼬리는 물론 삼색기.

파리 보다 추운 날씨가 이어지는 도쿄에 돌아와서, 다시 가이드북을 들여다보니 게을리 지낸 1주간이 약간 아쉽기도 합니다. 벌써 다음에 가면 가고 싶은 곳에 동그라미를 치고 있어요. 몽마르뜨에 가서 파리를 내려다보고, 모로 박물관에도 가보고, 지베르니에도, 고성에도….물론 또 가르니에에는 매일매일 출근하겠죠.





페일블루 (2008-01-18 17:45:52)  
저도 지난 겨울에 가르니에에 출근하다 왔는데 ^^ 공연 안 보는 날에도 괜히 가서 기념품샾 뒤적뒤적;;;
xian (2008-01-25 16:57:55)  
제가 파리에 갔을 때도 1월 추위와 심한 날씨 변화로 여행하기엔 약간 피곤했었는데 블랑님 사진 역시 비슷한 양상을 보이는군요. --a 그래서 이번엔 봄에 가려구요~ :-) (네, 자랑자랑) 3월이나 4월쯤 가게 될거 같아요. 사진 보면서 궁금한거 있음 물어봐도 되죠?
blanc (2008-01-25 20:59:00)  
네..날씨가 오락가락..그래도 생각보다 안 추워서 잘 다녀 왔답니다.
우와 봄에 가신다니 좋으시겠어요.
제가 워낙 게으르게 다녀서 아는게 없으니 제가 알만한 것만 물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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